전쟁 2주년)기선 제압 프로파간다(선전)전? 패트리어트 vs A-50 정찰기, 누가 승자일까?
전쟁 2주년)기선 제압 프로파간다(선전)전? 패트리어트 vs A-50 정찰기, 누가 승자일까?
  • 이진희 기자
  • jhman4u@buyrussia21.com
  • 승인 2024.02.24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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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패트리어트 방공미사일 시스템 vs 러시아의 공중 정찰기 A-50

러시아 특수 군사작전(우크라이나 전쟁) 개시 2주년을 앞둔 23일, 러-우크라 양측은 서로 상대의 전략적 자산을 파괴했다고 주장했다. 사실일까? 일종의 '프로파간다'(선전전)일까? 프로파간다라면 상대에게 밀리지 않겠다는 의지가 살벌하다. 

개전 2주년을 앞두고, 도네츠크시(市) 인근의 요새 아브데예프카(아우디우카)를 러시아군에게 빼앗긴 우크라이나로서는 사기 진작을 위해 뭔가 한 건을 해야 하는 입장에 처해 있었다. 우크라이나 측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러시아의 A-50 정찰기가 임무 수행을 위해 아조프(아조우) 해상에 나타나자, 서방 측의 비행 정보를 바탕으로 정찰기 사냥에 나선 것으로 추측된다.

우크라이나 측은 지난달 15일에도 A-50과 항공 통제설비가 탑재된 특수 목적기(항공 통제기) 일류신(IL)-22M를 패트리어트 미사일로 격추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러-우크라 양측의 언론에 따르면, 발표 시간대가 빠른 것은 러시아군의 패트리어트 방공 시스템 파괴다. 

rbc 등 러시아 언론에 따르면 러시아 국방부는 22일 우크라이나의 패트리어트 방공 미사일 시스템을 파괴했다고 발표했다. 관련 영상은 이튿날(23일) 공개됐다. 영상에는 패트리어트 방공 시스템의 일부인 발사대와 차량들이 공격받는 모습이 보인다.

러시아 미사일이 패트리어트 포대를 파괴하는 장면/영상 캡처

러시아 국방부는 “러시아군은 고정밀 첨단 미사일로 미국산 패트리어트 대공 미사일 시스템의 발사대와 미사일및 수송 차량을 파괴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그 위치는 특정하지 않았다. 패트리어트 포대는 일반적으로 각각 4개의 미사일이 장착된 5~8개의 발사대와 레이더 시스템, 통제 센터 및 전원 공급 장치로 구성된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측은 패트리어트 포대의 파괴 자체를 확인하지 않았다.

앞서 러시아 국방부는 지난해 5월 17일 러시아 극초음속미사일 '킨잘'로 키예프(키이우)에 배치된 패트리어트 포대의 레이더 시스템과 발사대 5개를 파괴했다고 발표했다. 당시 러시아군의 미사일·드론 격추에 나선 키예프의 방공망 가동 영상을 실기간으로 인터넷에 올린 블로거들이 우크라이나 당국에 체포되는 등 방공 시스템 위치 노출에 대한 특별 단속이 이뤄지기도 했다. 러시아군의 공습에 키예프 방공망이 가동되자, 러시아 측은 패트리어트 포대의 주둔 위치를 추적, 확인한 뒤 '킨잘' 극초음속 미사일로 파괴했다고 러시아측 전문가들은 주장했다.

지난해 5월 우크라이나 키예프의 방공망 가동 영상/캡처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도 그달 30일 "최근 며칠 동안 키예프의 패트리어트 단지가 파괴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때에도 젤렌스키 대통령은 패트리어트 포대는 단 하나도 파괴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우크라이나는 2023년 봄 독일로부터 첫 번째 패트리어트 시스템을 제공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파괴된 패트리어트 방공 시스템이 오히려 러시아 A-50 정찰기를 잡았다는 우크라이나 측의 주장이 23일 나오면서 양국의 '프로파간다'전은 절정으로 치닫는 느낌이다.

스트라나.ua에 따르면 우크라이나군 정보총국(GUR)은 이날 러시아 A-50 정찰기를 격추했다는 위치를 지도로 보여줬다. 지도에 따르면 정찰기는 아조프해 연안의 크라스노다르 지역에서 격추됐다. 최전선에서 170㎞ 떨어진 곳이다. 그러나 정보총국의 주장대로 A-50 정찰기가 아조프해 상공에서 미사일에 맞은 뒤 그 곳에 떨어졌다면, 거리가 160㎞ 미만이라고 한다. 160㎞는 패트리어트 방공 시스템의 최대 사거리. 이론적으로 패트리어트 미사일로 A-50 정찰기를 격추시킬 수 있다. 

러시아의 A-50 공중정찰기/사진출처:위키피디아

러시아 크라스노다르 영토 방위 본부는 이날 트루도바야 아르메니아 농장 지역에 항공기가 추락했으며 진화작업 중이라고 확인했다. 당초에는 두 대로 발표했다가 한 대로 정정했다. 추락한 항공기가 A-50 정찰기인지 여부가 프로파간다 여부를 가리는 관건이다. 

rbc 등 러시아 언론에 땨르면 크라스노다르 영토 방위 본부는 "항공기 추락으로 화재가 발생했으나, 부상자는 없으며, 주거용 건물에 대한 위협도 없다"고 밝혔다. 또 항공기 사고 조사관들과 법 집행기관, 특별 서비스(정보요원)도 현장에 도착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주민들에게 사건 현장을 담은 사진과 영상을 공개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텔레그램 채널에는 화재 영상이 올라왔다. 

스트라나.ua는 러시아군 지휘부에 부정적인 군사 전문 (텔레그램) 채널들은 지난 1월 격추 사건과 마찬가지로 러시아 방공망에 의해 항공기가 격추된 것으로 주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측은 지난 1월 패트리어트 미사일로 A-50기를 격추했다고 주장했다.

A-50 정찰기가 피격된 순간을 담은 것으로 추정되는 영상이 이번에도 등장했다. 영상에는 항공기가 위치 교란을 위해 열 연막을 쏘며 회피 기동을 하고 있어, 이미 공격을 받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을 것으로 이 매체는 추정했다.

A-50 정찰기 격추 추정 영상, 위로부터 회피 기동을 하는 듯 여러 개의 불빛이 연달아 나타나더니, 기체 한 가운데 폭발 불꽃이 보이고, 육상에 추락한 뒤 불타는 모습/텔레그램 영상 캡처

관심은 A-50 정찰기가 아조프해 상공에 자주 나타나는 이유다. 영국 정보국은 A-50 정찰기가 러시아의 방공시스템 S-400과의 합동 작전을 준비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스트라나.ua는 지난해 11월 영국 정보국의 보고스를 인용, "러시아는 S-400 방공 시스템을 유도하기 위해 처음으로 A-50 장거리 무선 정찰기를 활용하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기존의 S-400 지상 기반 레이더에 비해 A-50 정찰기는 높은 고도에서 더 먼 거리에 있는 적 항공기의 출현을 탐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러시아가 미국 F-16 전투기의 우크라이나 배치를 염두에 두고, A-50과 S-400의 통합 운용을 가속화한 것 같다”며 "이 임무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A-50을 최전선에 더 가깝게 보낼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발레리 잘루즈니 전 우크라이나군 총참모장은 S-400 미사일은 사거리가 400km를 넘어 F-16 전투기를 위협할 수 있다고 전망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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